징그러운 목사 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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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수
기사입력 2019-12-17 [21:34]

출신 고교 동문들 가운데 목사 밴드가 있기에 가입했다. 미션 스클도 아닌데 졸업생 가운데 목사로 가입한 회원이 50 명이나 되었다. 물론 100 년이 훨씬 넘은 사학이기 때문에 우리 나라 평균 기독교신자의 수에 견주어 볼 때 더 많은 숫자가 있을 수 있겠으나 밴드에 가입한 숫자만 그 정도이었다. 한국의 목사들의 평균적 인식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요즘 젊은 목사들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으로 가입을 해서 지켜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주에 황교안 단식을 지지 찬양 고무하는 글이 올라왔기에 이런 글을 올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랬더니 내 댓글에 대한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혹시나?“ 가 ‘역시나!”이었다. 대한민국 평균 목사들의 정치의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어느 당을 지지하느냐 하는 문제를 떠나서 사회 현실을 인식하는 수준이 너무 저렴한 것이다. 한국 교회 목사들은 구조적으로 좋은 말을 많이 하느라고 좋은 행동을 할 기회를 갖기 어려운 현실에 있다. 그러나 아무리 행동은 못해도 보는 것은 바로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선교 초기를 제외하고는 한국의 보수 기독교는 역사 발전의 장애물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다시 한 번 주변에서 절감하게 되었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의 생존 원칙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의 원칙이고 다른 하나는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다. 무한경쟁의 생태계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받고 있는 비난의 많은 부분은 기독교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부조리와 함께 뒤섞여 있다. 즉 아무리 ‘교회의 본질’을 외치고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쳐도 부조리와 모순이 가득한 세계에서 기독교만이 독야청청 할 수는 없는 것이다.

 

2000년 기독교 역사에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한국 교회의 특수현상인 이런 사실을 알면 아마도 예수도 놀랄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운 좋게 어떻게든 목회에 성공해서 큰 교회를 맡고 있는 목사들과 대화를 해보면 대부분이 목소리에 묘한 권위가 들어가 있다. 물론 어느 직종이던 한 가지 일을 오랜 동안 하고 그 속에서 나름 성공을 했다고 하면 관록과 권위가 붙게 마련이다. 그러나 목회에서도 그래야 하는 걸까?  아마 그럴 것이다. 더욱이 목회는 전적으로 사람을 다루는 직업 아닌가?

 

그러나 진짜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권위'가 아닌 '겸손'이다. 그래서 예수가 '머리가 아닌 꼬리'가 되라고 하지 않았던가? 참으로 유치하게도 일반적으로 목사들은 자기가 주인공이 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항상 설교를 하거나 예배를 주도하던 습관 때문이다. 그래서 목사가 여려 명 모이면 행사 순서를 배정하는 것이 최고의 난제이다. 목사들이 모이는 웬만한 조직에는 공동 회장이 있고 대표 회장이 있다. 참으로 유치찬란한 일이다.

 

주변에서 큰 교회 목회를 하고 사람들 가운데 "저런 정도의 인격을 저런 정도의 목회를 하는 것이야 말로 정말로 기적이다."라고 느껴지는 이들을 종종 본다. 건달들의 속어에 립서비스, 즉 말만 번지르르하게 한다는 뜻으로 ‘접시 돌린다.’는 말이 있다. 목사들은 직업의 특성상 좋은 말만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우를 범할 가능성이 많다.

 

 지성수  |  sydneytax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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